외국인 과정생 콜로키움의 마지막 시간은 한 학기 우리가 다루었던 텍스트의 저자였던 타이센 교수와의 대화였다. 금요일 우리 클래스의 일제Ilze 라는 친구는 타이센 교수 밑에서 논문을 마쳤고 구두시험까지 당일 모두 합격하였다. 그러나 얼굴이 노랗게 떴다. 그녀는 바이올린을 너무나 잘 다루어서 대학의 큰 행사를 아주 멋지게 장식하곤 했으나, 이제 대학은 그녀를 더이상 붙잡을 명분이 없게 되었다. 그 친구가 이 대학의 교수로 다시 돌아오면 상황이 다르겠지만. 타이센 교수의 Die Religion der ersten Christen 이라는 역저를 왜 쓰게 되었는지를 설명할 때 난 몇몇 큰 인상을 받았다. 하나는 주제를 접근하는 방법론을 아주 선명하게 잡았다는 것이며, 그러한 방법론의 선명성은 논의를 아주 명쾌하고 수월하게 이끄는 궁극적 기반이 된다는 점이다. 이는 타이센 교수의 정갈한 지적 선명성과도 연결되는 듯 했다. 대화 가운데 독일의 복음주의와 한국의 복음주의 개념의 차이도 분명하게 인식을 했다. 독일의 복음주의자는 한마디로 일군의 근본주의적인 극단주의자를 칭하는 단어이다. 타이센은 그러한 일군의 입장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으며, 심지어 일부 교회(교단)적인 비판의 목소리도 노골적으로 방어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설교는 학문과 또 다른 하나의 세계이다. 아주 구체적으로 성서신학으로부터 발원한 한국의 민중신학적 방법론에 대한 질문도 하였으며 타이센 교수의 몇몇 도전적인 대답은 주목할 만한 것이었다. 1년 전 크리스마스 모임에서 일제의 바이올린과 타이센 교수의 통키타 연주는 잊을 수 없었던 감미로운 추억이었다. 그리고 여름학기를 마무리 하는 이 모임에서 한 학기 다루었던 텍스트의 저자를 만나고 행간에 숨어있는 저자의 노고와 속내를 나눌 수 있었던 것 또한 기쁜 추억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오랜 시간 음악과 더불어 우리들과 함께 있었던, 타이센 교수의 애제자 일제의 모든 과정 마무리를 기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