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스런 일이지만 내가 여기 언덕 위에서 골짜기를 내려다보면, 주위의 경치가 한없이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저기에는 아담한 숲이 있구나! 아아, 저 숲속 그늘 속으로 헤치고 들어갈 수 있다면! 저기 산봉우리! 아아, 저 산꼭대기에서 넓은 지역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보았으면! 서로 연달아 이어진 언덕들과 정다운 골짜기들! 아아, 그곳으로 스며들어가 보았으면! 그래서 나는 성급히 달려가 보기도 했지만, 다시 되돌아오고 말았다. 내가 바랐던 것은 아무것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아 아득하게 멀리 떨어진 곳은 미래의 시간과 다를 바가 없구나! 어렴풋한 하나의 전체가 우리 마음 앞에 떠돌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감정도 우리의 눈처럼 어렴풋이 그 속으로 사라져내린다. 아아, 우리는 존재를 송두리째 몽땅 내던지고, 오직 하나의 위대하고도 아름다운 감격이 주는 기쁨을 만끽하려고 한없이 그리며 애태운다. 그러나, 아아, 우리는 빨리 달려가지만, <그곳>이 <이곳>으로 변해버리고 나면 결국 모든 것은 전과 마찬가지가 되고 말아. 우리는 여전히 가난과 궁색에 얽매인 몸이다. 그리하여 우리의 영혼은 잃어버린 청량제를 찾아서 허덕이는 것이다. ....
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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