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liothek zum Wissen





2005/08/26 (07:36) from 129.206.196.171' of 129.206.196.171' Article Number : 193
Delete Modify Geist Access : 7934 , Lines : 91
중국, 북한, 그리고 대한민국



1  

중국과 동아시아에 관한 저의 소견을 조금씩 시작해 보겠습니다. 제 견해는 되도록이면 부담 갖지 않고 간결하게 건네고자 합니다. 이곳에서 중국에서 온 많은 동료들과 현실적으로, 학문적으로 하루가 멀다하게 섞이다보니 이렇게 중국에 관한 소견을 쓰게까지 되었습니다.





△ China ⓒ 구글



좋은 의견과 비판을 통하여 우리 모두의 시야가 넓어지기를 바라겠고, 또한 이 과정에서 중요한 물음들이 등장하면 직접 중국 동료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해를 마련해 나아갈 것입니다. 이와 관련한 저와 우리나라의 궁극적인 목적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남북통일로 귀결되어야 할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그 큰 뜻과 흐름 안에서 작은 기여라도 할 수 있으면 참 좋겠네요.


2  

중국의 시각을 가지고 옛날로 돌아가 보면 한국은 중국에 조공을 바치고 외교 관계로 지내면 되는 하나의 성이었을런지도 모릅니다. 아마 중국은 한국이 자치적으로 잘 사는 성이라고 이해했을런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중국은 세계의 중심이라는 자의식 안에서 편안하게 그렇게 살아왔을런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관점으로 돌아와서 민족적으로 보면, 북한이 유일하게 타국과 맞대어 있는 나라가 바로 중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옛날 다큐를 보았던 기억이 나는군요. 마오쩌퉁 때였을까요. 마스게임을 할 때 중국기와 북한기를 나란히 흔들었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그 정도로 중국과 한국, 그리고 북한은 공산주의를 같이 지키고자 하는 혈맹동지였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이 많은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에 북한과의 관계가 예전처럼 그리 넉넉하지는 않습니다. 어쨌건 중국은 우리 민족에게, 그리고 북한에게 낯설지 않은 나라입니다.



△ 한국의 대학살 (Massacre in Korea, 1951) ⓒ Pablo Picasso




3
 


△ Korea & China ⓒ businessweek


그러나 2005년 오늘의 현실은 상황이 바뀌어도 아주 많이 바뀌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제가 중국 동료들을 만나면서 갖게 되는 느낌도 그렇습니다. 옛날에 교과서를 통해서 상상했던 중국의 문화유산과 전통을 그들을 통해서 발견하기가 참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오히려 한국의 다양한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성과들을 중국의 동료들은 관심을 가지고 주목하는 것이 제가 느끼고 있는 한국의 위상과 현실입니다. 한국 안에 계신 분들은 자조 섞인 목소리로 여러 내부적인 문제로 인한 비판이 있을 줄로 압니다.

그러나 제가 밖에서 볼 때 한국은 정신사적으로 큰 성숙의 여정에 있으며, 그 용광로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문화적으로, 정치적으로 건강한 모델들을 많이 실험하고 생산해 내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한국의 이러한 새로운 문화와 정신의 발현은 새롭게 진행 중이며, 이러한 창조성은 중국의 패권에 대비되는, 그리고 벌써 생동감을 상실해버린 일본과 대비되는, 동아시아와 인류의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여겨집니다. 이런 면에서 한국은 작지만 탄탄한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에서 반일감정으로 데모하기 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아마 일본에게 뭐라고 소신있게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내용이 언론에 타전되고 중국 동료들이 로Roh 대통령 일본에 대해서 대차게 대한다면서 멋지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중국의 동료들은 한국을 파트너로 생각한다는 인상을 갖습니다. 물론 중국의 일본 혹은 미국과의 적대적 감정에 의해 한국과의 긴장이 희석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것은 꼭 그러한 정치적 함수에 의한 판단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미 어느 정도 한국의 문화가 중국인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로서 그들의 내면 저변에서 점진적으로 확대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4

제 경험에 의하면 중국인들은 매우 실용적이고, 외교술이 뛰어나다는 판단을 갖습니다. 그것은 저의 개인적 경험임과 동시에 중국이라는 나라가 대외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태도에 대한 인상이기도 합니다.

자본주의적 물질문명의 급속한 유입으로 인해 오히려 한국인의 심성보다 더 말라 있다는 인상도 가끔 받지만, 그것은 저 자신의 아주 작은 주관적인 경험으로 생각하여, 아직은 판단유보의 서랍장에 게으르게 방치해 놓고 있습니다. 제가 경험하는 중국에 대한 인상은, 대단히 신념적이고 저돌적이며 실용적입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통일이 우리 민족의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하는 저에게 있어서 중국은 통일의 장애가 될 수도 있다는 혐의를 아주 짙게 갖고 있습니다. 통일의 시점에 있어서 중국이 거대한 위험요소로 기여하지 않도록 만반의 치밀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저에게 중국에 대한 이해는 통일에 대한 복합적인 열쇠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그것은 중국과 북한과 동아시아의 정치적 역학에서 뿐만 아니라 정서적이고 문화적인 것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중국의 당의 정책에 젖어 있는 사고를 하는 중국 동료들을 접하다보면 이에 비해 북한은 또 얼마나 다른 의식의 ‘신세계’를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증이 들곤 합니다. 사실 중국이 그나마 사회적 개방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인의 의식이 상대적으로 경직되었다고 한다면, 북한 동족의 의식은 어떠할지 잘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우리는 짱깨라는 식으로 그들을 저열하게 대하고 무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오히려 여기에서 우리가 선도의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고, 그로 인하여 중국과 주변국이 우리를 만만하게 보지 않도록 우리가 힘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는 특수하지만 정신의 보편적인 지수를 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중화주의와 같은 특수하고 기괴한 문화가 아닌, 평화와 공존과 인간애가 얼마나 우리와 인류의 미래에 있어서 요구되어야 하는지를 우리 대한민국이 세련되게 문화적으로 창조하여 감동을 주고 동의를 얻어내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발없는 한국 문화의 천리마를 만들어내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짱깨, 떼놈 백마디 쏟아부어도 그들에게 동의와 감동을 얻어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 Children in China ⓒ chinaunix



5  

앞으로 저는 중국의 패권주의, 동북공정, 인권, 민주화, 그리고 한국의 통일, 동아시아의 미래라는 엄청나게 버거운 과제를 가지고 이곳에서 동료들과 대화를 할 겁니다. 그들의 뇌세척을 위해서 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그들을 계몽시키기 위해서 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한국인과 중국인이라는 개개인의 만남이지만 그것은 충분히 보편적인 만남이고 대화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젊은 세대가 서로에 대한 오해와 이념의 조작을 넘어서서 동아시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큰 흐름의 대열에 합류하는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뼈빠지게 가난하고 고단한 어느 중국 인민을 TV에서 바라보며 기껏해야 눈물 한 방울을 흘렸지만, 내가 헤아리지 못하는 수많은 인민들의 아픔은 내 눈물 한 방울로 결코 치유될 수 없는, 뿌리가 깊은 고단한 세월의 층적들일 것입니다. 게다가 북한에 있는 동포들은 얼마나 많은 인민들이 시린 가슴으로 고통당하고 있을까요.

격동의 근대사와 냉전은 여전히 중국과 대한민국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고, 동족의 허리를 끊었으며, 피어오르는 회색빛 화염의 연기는 여전히 오늘날에도 다 가시지 않았습니다.

이럴 때일 수록 우리 대한민국이 정치적이고 문화적인 역량을 잘 발휘하여 작지만 단단하고 깨어있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미래를 향해 동아시아와 미래를 선도하며 평화와 화해의 역사를 다시 써 나아갈 수 있는 우리 나라가 되길 바랍니다.




링크 : 서프라이즈 (2005.07.02)



Backward Forward Post Reply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