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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3 (02:51) from 211.178.25.50' of 211.178.25.50' Article Number :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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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재를 향한 두 시선 : 다윈탄생 200주년 기념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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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외할머니가 이번 주에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셨다. 정말 많은 식구들이 할머니와의 이별을 슬퍼하였다. 95세까지 건강하게 사시다가 그렇게 원하셨던 하나님 곁으로 편히 가셨음에도, 정말 많은 식구들이 할머니의 사랑과 정을 기억하고 헤아리면서 슬퍼하였다.

할머니 또한 어머니처럼, 동이 트기 전 새벽예배를 다녀온 후 자식들과 손자 손녀들을 쓰다듬으면서 기도를 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하루에도 몇 시간씩 기도를 하셨다고 한다. 나도 앞으로 기도하는 시간을 많이 갖아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생활이 기도이고 기도가 생활이라는 번지르르한 말이 아니라, 두 손을 모으고 입술로 하느님을 찾고 부르는 기도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할머니가 평생 하느님의 사랑과 은혜에 감사하며, 그리고 자손들을 위한 마음이 가득하여 흘린 눈물이라는 사건(event)을 어느 누가 "H20"로 해석한다면, 이는 그 사건을 맞게 해석한 것일까. 맞다. 그리고 그 사건에는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자식에 대한 "사랑"으로 해석한다면 이것 또한 맞게 해석한 것일까. 그것도 맞다.

그러나 그 눈물의 사건을 단지 H20로만 이해하는 순간 바로 해석의 비극이 시작된다. 그것은 환원주의이며 실재와 해석 사이의 심연에 대한 반성이 결여된 태도이다. 그리고 그 역도 마찬가지이다.

다윈 200주년 기념으로 독일에서는 많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온다. 나는 다윈의 진화론이라는 해석의 의미와 한계도 여기에 있다고 신학적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실재의 표면, 피부, 물리적 측면, 그리고 매개적 측면은 그에 걸맞는 측정수단을 통해서만 해석가능하다. 뼈구조를 보기 위해서는 엑스레이를 동원해야 한다. 혓바닥을 찍기 위하여는 다른 측정수단을 찾아야 한다.

실재의 물리적 측면에 대한 해석과, 실재의 물리적 측면으로는 환원이 안되는 영역에 대한 해석은 상호 모순되지 않는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진화론과 창조론은 결코 모순될 수 없는 실재를 향한 두 해석체계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너무나도 많이 과학주의에 경도되어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과학도 실재의 매개적 측면을 매개적으로 해석하는 하나의 해석체계일 뿐이다.

할머니의 눈물은 "H20"이며 동시에 "사랑"이다. 그 사랑은 아무리 물리적으로 그 눈물을 뒤져서 분석해도 감지되거나 측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이 부재한다고 말할 수 없다. 이러한 실재의 매개적 층위와 비매개적 층위의 양가성을 진지하게 성찰하지 않는 과학(ex. 도킨스)과 신학(ex. 근본주의적 창조론자)은 어떠한 진리로서의 정당성, 그리고 학문으로서의 정당성을 얻을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관련링크


 과학의 언어와 종교의 언어 (200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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