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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8/24 (23:43) from 147.142.196.118' of 147.142.196.118' Article Number :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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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Intertextual Writing을 시작하며






Intertextual Writing을 시작하며


공자는 말하였다. 우리는 세 가지 길에 의해 신의 뜻을 알 수 있다고. 그 하나는 사색이고 그것은 가장 고귀한 길이라고. 다른 하나는 모방이며 그것은 가장 용이한 길이라고. 최후의 하나는 경험이고 그것은 가장 괴로운 길이라고.

공자가 말한 신의 뜻을 진리요 학문의 궁극적 원천이라고 바꾸어 보면, 결국 학문을 한다는 것은 모방을 넘어/피해 자신의 경험을 사색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몸은 청년이지만 낯선 독일어를 마치 어린아이처럼 다시 구구절절 배우고, 동시에 모국어보다 외국어 단어들이 시끌벅적 내 머리통에 굴러다니는 경험을 한 후 나는 깨달았다. 이미 사색된 완제품을 고자세로 생각하고 말하고 쓰는 것보다, 아직 무한과 닿아 있기에 가까스로 사색이 요청되는 접경의 것들을 생각하고 말하고 쓰는 것이 훨씬 고귀하다고. 옳고 그름의 문제는 두 번째 문제이라고.

관념은 정말 대단한 모험이며, 단단한 언어는 끊임없는 실패와 오류가 주는 훈장인지도 모른다. 만약 그 모험이 끝을 모르고 그 언어가 훈장에 취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인터넷은 우리 정신의 회로를 새롭게 납땜하였다. 사유에서 번쩍이는 반딧불 같은 작은 요동도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는 외면당하지 않고 오히려 사랑을 받는다. 톨스토이의 너 자신을 사랑하라! 라는 구절은 인터넷의 무의식적인 모토와도 은근히 길을 같이 한다.

사유는 흐르지만 언어는 가끔 끊어진다. 표현은 자주 끊어진다. 사유에서 표현까지 달려가는 길은 그래서 지난하고 고통스럽다. 여기에서 인터넷은 사유와 표현 사이의 불연속적인 관계의 적절한 타진을 제공한다. 또한 자아와 타자 사이의 심연을 넘어 긴밀하게 엮어준다.

여기에 걸맞는 글이라면, 소스라히 열을 잃으며 사라지는 별똥별처럼 점멸하는 사유들을 포착하여, 타자와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합종연횡 엮어내는 것이다. 이는 아무리 가볍고 소소한 것들이라도 모방보다는 훨씬 가치있는 짓들이리라.

항아리에 물을 온전히 채우는 그때가 언제일런지 모르겠으나, 되도록이면 내 생각의 생생한 흐름을 정확하게 표현하는데 주력하고, 남들의 본문을 되도록이면 내 탈수기에 한바퀴 신나게 돌려 생각해보는, 지치지 않는 즐거운 게임들이 되기를.

이러한 특성상, 일단 나를 위한 - 그리고 가능하다면 너를 위한 - 새로운 글은 위에서부터 하강하고, 이전의 글은 아래에서부터 올라온다. 항아리에 물을 채우려는 이 어설픈 짓에, 나의/타자의 신선한 린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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